영국에 들어오기 전 국제운전면허증을 교부받아왔었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운전에 미리 대비해서 말이다. 뭐 내가 차를 구입할 것은 아니지만 여행이라도 하게 되면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준비를 했던 것이었다. 허나 처음 차를 rent할 때 드는 비용이 생각외로 많았다. 우선 현지 거주인이 아니란 점과 외국인이란 점 등을 이유로 보험료가 상당히 charge되었던 것이다. 물론 처음 차를 빌리다보니 과거 이력이 없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국제면허증만 가지고 차를 빌리기란 거금을 들이지않고서는 다소 어려운 일이였던 것이다. 평균 일반 승용차를 빌릴 경우 25~50파운드 까지 다양하며 자주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온라인 예약 후 pick up location 직원과의 negotiation에 따라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차종도...이때 붙는 보험료가 상당한 액수를 자랑한다. 자칫 잘못하면 차량비 보다 더 많이 붙을 수도 있다. 따라서 직원과 협상하는 부분이 바로 이 보험료 부분이다. 이때 국제면허증에 대한 관대한(?) 처사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왠만한 직원들은 그냥 보험료를 전부 붙여버린다. 가끔 협상 할 때 영어를 못하는데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는 학생들이 있던데...솔직히 처음 빌릴 때는 어쩔 수 없다. 고객 history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정석대로 처리한다. 가능하면 같은 곳에서 같은 직원을 대상으로 반복해서 두어번만 빌리고, 정해진 시간내에 안전운전하여 되돌려만줘도 그닥 고급 영어가 아니어도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아무튼...얘기가 좀 길어졌다만서도...난 보험료가 아까워서 U.K 면허증 교부를 결심했다(앞으로의 여행을 대비하여 보험료를 계산해보니 보험료만 몇천 파운드가 날아갈 판이였으니 말이다. rent priod에 따라서도 증액되는 것이 보험료...).
500파운드, 한국운전면허증, 영문면허증명서(한국영사관에 신청하여 교부 받는다. 이때 드는 비용이 2파운드) 그리고 U.K 면허교부요청서...이것이 U.K 면허증을 발급 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의 전부이다. 간혹 한국운전면허증이 아닌 국제운전면허증만 들고오는 사람이 있는데, 영국과 유럽에서 운전하려면 국제운전면허증과 한국운전면허증을 같이 가지고 있어야 하며, 경찰의 요구 시 둘 다 보여줘야 한다. 안그러면...무면허로 벌금낸다.
아무튼... 우선 영사관에 영문면허증명서를 작성하여 보냈다. 2파운드와 함께...이때, 수신용 봉투도 같이 넣어줘야 한다. 면허증명서 받을 봉투 말이다. 아무리 한국사람이 일하는 영사관이라고 해도 영국은 영국인지라...우편을 보낸지 딱 2주일만에 영문면허증명서를 받을 수 있었다(그나마 짧다..job centre에서 발급받은 증명서는 정확히 신청 후 2달만에 받았으니까...ㅎㅎㅎ). 기다리는 동안 멍때리지 말고 할 일이 있다. post office에 비치되어 있는 운전면허증교부요청서(DVLA라고 적혀있는 봉투가 있다. 안에 요청서와 함께)를 작성하는 일이다. 그리고 사진도 하나 준비하고(면허증에 붙일 사진)...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signature연습하시라...가능하면 좀 크게...안그러면 면허증에 코딱지만하게 나온다.
영사관에서 받은 영문면허증명서와 면허교부요청서를 작성했다만, 현금 500파운드를 들고 DVLA를 찾아가야 한다. 자신이 속한 곳이 어디인지 모르면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주소와 위치를 알려준다. (http://dvlaregistrations.direct.gov.uk/) 혹시 멀거나 시간이 없어서 못간다면 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물론 수신용 봉투와 수신용 비용을 미리 계산해서 넣어줘야 하는 것을 잊어선 안되다. 또 한가지, 우편으로 보낸 만큼 면허증을 교부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연장된다는 점 명심하시길...(영국은...기다림의 문화니까...)
나는 직접 찾아갔다. 한창 영국인과 대화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고, 뭐든지 직접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지라 부딪혀보자는 생각에서 말이다. 그런데 뭐 솔직히...깊이 있는 대화는 거의 없었다. I'd like to change my driving licence...요 한마디에 그 뚱뚱한 아줌마는 다 알아서 해줬으니 말이다...
그리고...역시 기다리면 된다. 그저 올 때 까지...도착할 때 까지..계속...무작정...영국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별도의 소식을 보내지 않는다. 간혹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도 업무처리가 너무 늦어진다고 판단될 경우 우편메일을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도 별 내용은 없다. 그저 잘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전화도 하지말고 요청한 것이 마무리 될 때까지 기다리란 내용일 뿐이다 (예전에 coach refund를 신청한 적이 있었는데, 처리해주겠다는 메일 한통 온 후로 한달 반 만에 집으로 cheque가 날아온 적이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너무 답답해서 메일을 보내도 답장 한 통 없고 전화를 해도 처리 중이니 기다리란 말만 되풀이하더니만, 떡 하니 돈을 보내온 것이였다. 만약 처리상 문제가 있었다면 메일을 보내왔을 것인데 그걸 몰랐던 것이였다).
그렇게 또 2주가 지난 어느 날 우편이 날아왔다. 면허증과 함께... 앞으로 2019년까지 쓸 수 있다. 물론 유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차를 빌릴 때 보험료를 많이 내지 않아도 된다. 한국면허증을 담보(?)로 받은 U.K 면허증이지만 그만큼 활용할 수 있다면, 한번 교체 시도를 해볼만하지 않은가? 물론 거듭 얘기하지만 기다림의 미학을 생각하며, 면허증을 받을 때까지 머리 속에서 잊어버릴 수 있는 도를 닦는 마음도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ㅎㅎㅎ
아, 그리고...U.K면허증이 있으면 좋은 점이 또 한 가지가 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여권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U.K 면허증이 ID카드를 대신하니 말이다. 그러다보니 업무상 필요한 ID카드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어떤 경우엔 여권을 보여주면 쬐끔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 상황에서 면허증을 보여줘서 그냥 바로 pass된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정보 01 한국인은 별도의 시험없이 U.K 면허증 교체가 가능하다. 누군가가 외교력의 승리라고하드만...ㅎㅎㅎ 뭐 암튼 자국민 보호에는 늘 욕을 먹긴해도 이런 편의 정책은 잘하고 있는 듯 하다. 전에도 한번 얘기한 적 있지만, 그렇게 인구가 많고 돈 많은 부자가 많이 와서 살고 있는 중국인들은 유럽 여행 한번 하려면 각국 마다 비자를 받아야 하지만, 한국인은 영국비자 하나로 유럽을 돌아다닐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고 있다(아마 일본인도 안된다지??? ㅎㅎㅎ). 운전면허증 역시 중국 사람들은 필기, 실기 시험을 다시 봐야 하지만 한국인은 500파운드와 면허교부신청서만 작성해서 보내면 10년짜리 면허증을 준다(이것도 역시 아마 일본인도 안된다지??? ㅎㅎㅎ).
정보 02 한국인들이 대부분 가지고 있는 1종 면허증. 영국도 마찬가지로 종류에 따라서 운전할 수 있는 차종이 다르다. 이 점 확인 후 차를 빌릴 수 있도록. U.K 면허증에 표기된 차종이 다르다. 가끔 영국인이 놀란다. 한국인이...그것도 여자가...자기도 운전 할 수 없는 차종을 운전할 수 있는, 그런 면허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우리나라 사람처럼 일단 따놓고 보자...라는 식의 마인드는 아니니까...우리나라로 치면...2종 면허???에 해당하는 면허증을 많이 딴다고 한다). 그러면서 물어봤단다...트럭 모는 일을 하냐고...ㅎㅎㅎ
정보 03 차를 빌릴 때 어느 지역으로 여행하느냐에 따라서 차종을 선택할 수 있는데, 멀리가면 멀리갈 수록 좀 오래된 차를 주려는 경향들이 있다. 이럴 땐 아는 척 하면서 가능한 편하고 좋은 차를 우기도록...나의 경우 한번 여행 시 1,500~2,500mile을 뛰어야 했기 때문에 편안하고 기름 적게 먹는 차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었다. 저 정도 뛰고나면...아무리 새차라도 금방 중고차가 되기 때문에 단골이 아닌 이상 새차를 주려고 하지 않는다...ㅎㅎㅎ 그리고, 영국에서 차를 빌린 후 유럽으로 가지고 나갈 경우 미리 얘기하도록...별도 유럽 여행 가능한 차종으로 변경을 해야 하니 말이다. 물론 motorway를 달릴 수 있는 차도 별도로 있으니, 시내만 다닐 생각으로 차를 빌릴 생각이라면 괜히 보험료 더 비싼 motorway 통행이 가능한 차를 빌리지 마시길...
요즘 영국으로의 연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마도 visa법 강화로 인해 아시아인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되었기 때문이리라.
내가 지내는 동안만도 3번이나 바뀌었으니 말이다.
이곳에 와서 만나 본 한국 학생만도 백여명...
적지 않은 수의 학생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나는 그 학생들과 같이 술을 마시기도 하고 고민을 들어주기도 했었다. 그 애들은 나를 어려워 하면서도 어떨 때는 오히려 그 아이들이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었다. 나이가 많은 막내 삼촌뻘 이나 왕형님 정도로 그 애들은 나를 대했기 때문에 일 것이다.
혼자 먼 타지에 와 있는 그들의 속사정...그리고 외국에서 그들의 생활...결코 부모들이 바라 듯 좋지만은 않다...
'2'
한국 학벌로는 경쟁이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영국에 와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이 범위에 해당될 듯 하다.
이제는 필수사항이 되어버린 대학원.
너나 할 것 없이 대학은 기본으로 들어가는 현사회에서 더이상 취직 가능한 급행열차로써의 가치를 상실해버린 한국대학 졸업장은 이제 더 이상 한국 대학생들에게 희망이 아닌 그저 종이쪼가리로 치부된지 오래되었다.
그래서 이들이 선택하는 것은 대학원 또는 외국 대학 졸업장.
이미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에 온 학생도 있었다. 그의 나이 30.
썩 잘하는 영어는 아닐지라도 소위 말하는 누구나 한번쯤 나갔다 왔을 외국물을 먹기 위해 영국으로 온 친구다.
이렇듯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그 곳이 한국이든 영국이든) 열심히 공부하고 터를 닦으려는 학생들이 바로 이 숫자 '2'에 해당된다고 본다.
그러나, 그나마도 visa법 강화로 이곳에서 대학을 마친다해도 2년짜리 work permit을 받는 것이 고작..그나마 잘 버티지 못하면 연장도 힘들어졌다.
겨우겨우 영국 회사에 들어갔다하더라도 현지인처럼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그나마 중간관리급으로 올라가기도 힘든 상황..(중간관리자는 주로 인도 사람들이 포진)
그래도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고 외로움에 몸서리치며 힘들어도 꼭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열심을 다해 공부하고 있다.
'4'
영국이란 곳에 왔으니 뭐라도 하나 성취하고 가야겠지만, 나에게 주어진 자유의지를 control하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의 한국 학생들...
이곳에 와 있는 한국학생들의 평균 나이는 22~23세...
유럽에서 온 학생들에 비해 많거나 적은 나이는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유의지에 대한 control이 유럽학생들에 비해 익숙치 못하다. 하기사 태어나서 무엇인가 배움이란 것을 시작할 때 부터 한국학생들은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저 주는대로 받아 먹는 교육에 익숙해있던터이니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힘들 수 밖에...
공부는 하고 있으나 뚜렷한 목표의식이 점점 희석되어 간다. 그러면서도 뭔가는 해야 한다는 생각이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러다보니 공부도 노는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생활 속에 빠져든다. 목표없이 영국 유학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루는 맘 잡고 공부하고 또 하루는 그저 대책없이 놀고,,,후회하고 다시 맘잡고 공부하고 다음 날 또 대책없이 놀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가 되어서야 비로서 미뤄뒀던 벼락치기 공부를 한다.
사실 외국에 한번이라도 나와 본 사람들은 흔히 겪는 경험이 한 가지 있을 것이다.
한국에 돌아가서 사람들을 만나면 한마디씩 한다.
"와, 영어 잘하겠네. 영어로 얘기해봐..."
이거 보통 난감한게 아니다. 영어로 얘기하자니 뻘쭘하고...안하자니 공부 헛했다는 소리 들을까봐 겁나고...
그래서 선택하는 것이 레벨이라도 높이고 IELTS점수라도 받아볼 요량으로 공부한다. (영국은 IELTS 한번 보는데 약 £400~500 정도...이야기 들었는데 확실하지 않다. 아무튼 대략...) 물론 이곳에서 대학 진학을 할지 안할지 결정도 못한채 말이다.
이렇듯 절반에 가까운 한국의 학생들이 갈팡질팡하며 영국 연수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다.
'3'
내 세상.
그 누구도 뭐라하는 사람 한명 없는 이곳에서 그들은 매우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학교는 나오되 그저 시간 떼우기 식이요(출석 사항이 저조하면 강제 추방 당하니까..) 저녁이 되면 클럽과 클럽을 오가며 밤 세워 놀고...돈이라도 떨어지면 누구 한 사람 집에 모여 밤새 떠들고 논다. 남자건 여자건...모이는 곳이 남자애 집이건 여자애 집이건 상관없다. 장소만 주어진다면 논다.
영국 집은 방음이 잘 안된다. 바로 윗층에서 소근거리는 소리가 아랫층 방에서 들릴 정도인 집도 있다(그러고보면 한국 집은 방음 정말 잘 된다).
서로 claim을 걸며 싸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러다가 함께 어울리는 case가 더 많다.
pub이나 club에서 사먹는 맥주보다 mart에서 사먹는 맥주가 훨씬 싸다. off licence에서 사면 더 싸다. 세금이 안붙는 제품이니까...남자애들은 맥주, 여자애들은 와인을 한병씩 끼고 밤새 논다.
아마 한국에서 이런 모습을 나이 지긋한 분들이 본다면 기절할 것이다. 과년한 남녀가 한 방에서 그것도 술에 얼근하게 취해서 밤을 샌다는 것...
그러나 이들은 이러한 행동이 별스럽지 않으며 그저 당연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처음엔 신이나서...시간이 지나면 외롭고 지루해서...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일이 갑갑해서...그렇게 그들은 오늘은 무엇을 하며 놀까..하는 고민에 빠져있다.
그리고 '1'
무조건 좋다...그리고 무조건 싫다...
영국에 있다보니 흔치 않지만 이 '1'에 해당하는 사람을 본적이 있다.
이유가 없다. 영국이 무조건 좋다.
한국에 돌아가는 것이 싫다. 자유롭게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그저 내가 움직인 만큼 받고 살 수 있는 나라가 영국이기 때문이다. 있으면 쓰고 없으면 그만큼 안쓰면 되는 곳이 영국이기 때문이란 것이 이유라면 이유일까...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직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경험해보지 않고 바로 영국 사회에 물들어 있는 사람이다. 한국사회에 대해서 들어보기만 하고 선배들의 모습을 보기만 했던 그에게 한국사회는 너무도 힘들고 어려운 곳으로 각인되어 있다가 영국에서 일을 해보니 직접 비교는 안되지만 자신이 각인시켜놓은 한국사회와 비교가 되면서 영국이 무조건 좋아지게 되버린 셈이다.
그에게는 한국에 대한 어떠한 좋은 이야기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이제 그는 영국인이 되기 위해 한국은 포기한 사람이기 때문에...
무조건 싫다. 영국이란 나라...
흔치 않지만 체질적으로 영국이 안맞는 case인 듯 하다.
음악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겉보기엔 아주 잘 지내는 듯 했다. 어느 날 웃음기 없는 얼굴로 말한다.
"이곳이 싫어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날씨도 맘에 안들어요. 먹는 것도 맘에 안들어요. 영어 소리만 들으면 귀를 막아버리고 싶어요. 외국사람 보면 눈도 마주치기 싫어요. 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자꾸 여기서 대학나오라고...들어오지 말고...여기서 졸업하고 오라고...난 우리나라가 좋은데..."
한국을 벗어나 타국 자체가 맞지 않는 사람이 있고, 특정 나라에 대해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듯 하다.
위의 case는 선자일까 후자일까...
사실 한국을 청산하고 영국에 와서 다시 시작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런던을 오가며 만나본 몇몇 선배들이나 이곳에서 만나 영주권을 바라보고 있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소위 대기업 관리자, 중소기업 사장, 변호사...그러한 신분의 사람들이 영국에 와서 하루아침에 청소부가 되고 택시드라이버가 되고...
어느 정도 돈을 모으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식당을 차리고...
영국에서 성공하고 있는 상위 몇 %의 한국인(한국인 사회에서 말이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이와 비슷한 route을 밟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라고 한 선배는 얘기한다.
그나마 이곳에서 버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오직 아이들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에 있을 때 흔히 애들 교육 때문에 외국에 나가서 산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그닥 피부에 와 닿지않는 머나먼 이야기로 들렸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그분들의 생활을 보면서, 눈으로 보는 그분들의 삶은 정말로 아이들이 없었다면 진작에 한국을 되돌아가기에 충분했을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형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읽다보면 마치 영국을 무슨 몹쓸 나라로 만들려고 하는 사람 같아요...
나는 그저 웃음으로 대답했다.
사실 인터넷을 뒤져서 외국생활담에 대한 글을 읽어보면 전부 좋은 이야기들만 가득하다. 하기사 나이 많은 양반들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case는 거의 없고 학생들이 주로 글을 쓰니 그럴수도 있겠지만 본인들이 힘들고 어려운 것을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다보니 많은 이들이 핑크빛 꿈만을 안고 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지도 모르겠다.
힘든 상황도 있을 꺼라는 것을 추측하면서도 핑크빛 꿈에 파묻혀 버린채 말이다.
나는 이미 넘쳐 흐르는 좋은 이야기를 하나 더 올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짧은 기간이지만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문화 속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렵고 힘든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조금의 준비를 하길 원할 뿐이다.
나 또한 핑크빛 꿈을 꾸며 이곳에 왔지만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결국 이곳도 한국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곳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고 그 순간부터 나의 한국에 대한 애착이 점점 더 커진지도 모르겠다.
이곳에 오기 전엔 그저 살기 위해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렇게 살아왔던 한국생활을...이제 되돌아가면 감사한 마음으로 이전 보다 더 즐겁게 살아갈 마음이 생겼다.
또한 먼 미래의 고민이 한가지 생겼다.
만약 내 아이가 외국 유학을 가고 싶다고 말한다면...나는 뭐라고 얘기해 줄 수 있을까...
"이제 내 와이프가 내년이면 졸업한다. 졸업하면 영국 뜰꺼다. 무려 8년을 기다렸다. 호주나 카나다로 갈꺼다. 이곳에서는 안살꺼야. 식당도 정리할꺼야. 영주권? 그게 무슨 큰 대수라고...왜 한국으로 안돌아가냐고? 물론 한국으로 가고 싶다. 하지만 영국에서 8년을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주위사람들이 어떤 시선으로 보겠니...마치 실패해서 되돌아 온 사람처럼 볼꺼 아니니...너무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들의 시선을 받아낼 자신이 이젠 없다. 애들 교육문제도 있고...그래서 이곳보다 좀 더 한국인이 살기 쉬운 호주나 카나다로 가려는 것이다..."
청소와 잡일을 하면서 6년만에 한인식당을 차려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아가며 영주권을 바라보던 한 선배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