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September 2009)... Sheffield를 지나 Bamford에 갔었다. 모두가 도시로 도시로 여행을 갈 때, 나는 시골로 향했다. 그저 평범하고 평화롭게 사는 그들을 보고 싶었다. Sheffield까지 약 5시간 반을 걸려 자동차로 달렸고...거기서 다시 30여분을 더 들어가면 Bamford라고 하는 국립공원 지역에 도달한다.
마치 중세시대의 기사가 나올 것 같은 풍경이 나의 눈 앞에 펼쳐졌다. sheep farm이 눈 앞에 펼쳐졌다. 눈을 돌리는 곳 마다 그저 넓은 목초지에 sheep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좀 더 깊은 시골길을 달리다보면 길을 가로막고 앉아 있는 sheep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운전사는 빵빵거리지 않는다. 그저 비켜주길 기다린다. 잠시 후 목동인 듯한 사람이 지팡이로 땅을 몇번 두드리자 앉아 있던 sheep는 여유있게 일어나 길을 비켜선다.
얼마를 달렸을까...잠시 후 멀리 멀리 지평선이 보이는 moor가 보인다.
끝도 없이 펼쳐진 이 moor 땅에 크지 않은 녹색 식물들이 바위와 갈색 흙을 뒤덮고 있었다. 아무도 살 것 같지 않은 이 땅에 씨를 뿌리고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는 식물들이 참으로 경이로워 보였다.
아마도 우리내 한국인 인생도 이처럼 아무것도 없는 moor라는 땅에 씨를 뿌리고, 뿌리를 내려 비, 바람을 이겨내고 온 땅을 뒤덮는 결과를 내기 위해 그처럼 처절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핏 봐서는 바위투성이 일 것만 같은 이 땅에 뿌리를 내려 뒤덮고 있는 녹/갈색 식물들... 그런 그들을 sheep은 여유있게 뜯어 먹어 버린다.
내가 방문한 이 날은 기온도 많이 떨어지고 바람이 무척 많이 불었다. 더욱이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각이었다. 아마 이곳에서 밤을 지새운다면 두꺼운 침낭과 모닥불과 그리고 모닥불 위에 얹어 놓은 따뜻한 물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러면 아무리 바람이 많이 분다 하더라도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가끔은 이런 moor속에 던져진 험난한 인생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바람 부는 밤을 잘 버틸 수 있는 준비만 잘 되어 있다면, 다음 날 아침 멋지고 따뜻한 햇살을 맞이하듯이 우리 인생도 햇살을 받으면 또다시 씨를 뿌리고 뿌리를 내려 더 많은 번식(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영국 도착 4일째 되던 날... 이 곳에서 나는 제일 처음 시도한 것은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었다. 당시 아는 사람이라고는 한명도 없던터라 그저 몸으로 부딪쳐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물론 오기 전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계좌 개설과 관련하여 자료를 알아오긴 했지만 이래저래 저마다 다른 의견들이다보니 일단 덤비고 보자는 생각으로 도전에 임했다.
그나마 한국 학생들이 가장 많이 개설한다는 Lloyd 은행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수업이 끝난 후 여권과 학교레터를 챙겨들고 은행에 갔다. 훔...어느 창구에서 개설을 해야 하는지 쭈욱 훓어보았으나... 전부 cash 업무만 하는 창구 뿐이다...ㅡㅡ;;; 기다리는 줄은 왜 또 그리 길게 늘어서 있던지... 안내라도 받아 볼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information 비스무리한 책상이 보이고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일단 모를 땐 용감하게 물어보랐다고 줄을 무시하고 업무를 보고 있는 사람한테 말을 걸었다.
'excuse me...'로 일단 말문을 열긴 했다만...그 다음 모라 하지??? ㅡㅡ;;;; 머리 속은 깜깜... 다른 사람들이 쳐다본다...웬 쬐깐한 동양 남자가 줄도 무시한 채 말을 거니 쳐다볼 수 밖에... 에라 모르겠다...일단 나오는대로 지껄이자... 'i wanna new accout...불라불라...' 그러자 줄 뒤에 가서 기다리란다...훔...일단 뭔소린지 이해는 한 것 같군... 그렇게 줄을 서서 기다린지 30여분...애네들 무지하게 느릿느릿하다...이게 여유인 건지 원래 느려터진건지...암튼 기다리면서 사전 찾아가며 모라 얘기할지 고민했다.
드뎌 내 차례... 기다리며 준비한 말들이 하나도 생각이 안난다...아까 했던 말만 생각난다...'I want...불라불라~' 그러자 여권을 달란다..오호라 요건 알아 듣겠다. 레터도 달란다. 자랑스럽게 꺼내서 줬다. 그랬더니 뭐라뭐라 한다...뭔소린지...ㅡㅡ;;; "excuse me...again please...' (아마 그 날 은행에서 내가 한 말 중 가장 많이 한 얘기일 것이다.) 그래도 몬알아듣겠다. 워낙 빨리 말을 하니...그때, 아는 단어가 들렸다. another letter... 오호..신난다...아는 단어 들렸다...another letter는 별도의 학교에서 발행해준 계좌개설 편지를 얘기했던 것이다. 그래도 그 친절한 직원은 기본 사항은 접수하고 다음 날 계설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예약을 해주었다.
다음 날 학교 편지를 들고 다시 은행을 찾은 나는 현금으로 £600를 준비했다. 개설을 안해 줄 수 도 있으니 아예 처음부터 목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인터넷 정보를 믿고 가져간 것이 었다. (계좌를 닫지 않고 그냥 귀국하는 한국학생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 이 곳은 계좌 유지 수수료라는 것이 있다. 일정 금액 이하가 되면 계좌 유지 수수료를 차감하게 되는데, 귀국을 하면서 계좌를 닫지 않고 가게되면 수수료가 계속 쌓여서 마이너스 통장이 된다는 것이다. 영국으로 다시 안온다면 상관없겠지만, 다시 오게 될 경우 재입국 시 신용불량자로 처리되어 수수료를 전부 지불하고 비자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런 문제들 때문에 국제 학생 계좌 개설을 꺼리는 은행도 있다고 한다.) 암튼, 의자에 앉자마자 £600를 보란 듯이 책상 위에 턱~ 올려놓고 시작하였다. 나 이거 지금 바로 입금할꺼니 잘 봐라~ 하는 양으로 말이다.
모니터를 내가 볼 수 있도록 입력하고 확인 시켜 주기를 반복한 후 절차가 마무리 되었다. save 계좌 운운하며 혜택을 얘기할 때는 솔깃했지만, 계좌 유지비 얘기를 듣고 바로 거절했다. (자주 여행가거나 쇼핑을 자주할 사람이라면 유지비에 비해 할인혜택이 더 많은 save 계좌를 개설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매달 얼마의 돈을 송금받냐는 질문을 받았다. 요거 대답 잘 해야 한단다.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2,000를 얘기했다. 그러자 그 직원이 나를 쳐다본다...어라...요거 너무 질렀나??? 눈치 빠른 나...얼른 한 마디 더 붙였다...or £1,000... 그러자 직원이 씨익 웃으며 말한다. Ok, Just £1,000... 다음은 누가 보내주냐고 묻는다. 요것도 대답 잘해야 한단다. 내 돈이라고 해도 되지만 가급적이면 가족이 보내주는 걸로 얘기하는게 좋단다. 나중에 비자 연장할 때도 마찮가지란다.
그렇게 진땀 나는 계좌 개설이 끝났다. 그런데...왜 아무것도 안주지??? ㅡㅡ;;; 궁금해하며 멀뚱멀뚱 앉아 있자니 직원이 얘기한다. card, internet banking ID, PIN number, paying in book은 우편으로 발송되니 집에서 기다린다. 전부 다 받는데 3주 정도 걸린단다...(우라질 *라 오래도 걸린다...) 그 후 진짜 3주 만에 저것들을 다 받을 수 있었다 ㅡㅡ^ (그럴 줄 알았으면 £600에서 쬐끔 남겨 두는 건데...결국 수중에 있던 £50로 3주를 버텨야했다...점심 한끼 사먹는데 £2면 샌드위치랑 쬐만한 음료수 하나, 그나마 점심 먹었다 생각할 정도로 사려면 £4~£6인 점을 감안한다면 얼마나 없이 살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아~아 그때 생각하니까 갑자기 서러워진다...ㅜㅜ)
그렇게 계좌 계설에 성공했다...우허허 지금은 자유자재로 은행 업무를 본다 ㅋㅋㅋ 창구에서 직접 돈도 입금하고...한국 계좌에서 송금도 하고 찾기도 하고 ㅋㅋㅋ 다만...한국 사람에게는 익숙치 않은 paying in book은 여적 한번도 써먹어보지 못했다는거어~~~ 뭐 여기 사람들도 거의 현금 아니면 카드를 쓰드만...(paying in book 걍 기념품이 될 것 같다...ㅋㅋㅋ)
이곳은 TESCO가 주로 이용하는 market이다. ASDA라고 하는 큰 market이 있지만(우리나라 이마트, 롯데마트 정도 된다고 할까??? 그러나 그 보다는 훨씬 작다...) 거리가 멀어서 자주 가지는 못한다. 우리나라 같은 동네 가게는 구경하기 힘들다. 영국인들은 TESCO가 없으면 굶어 죽는다고 할 정도로 TESCO 이용률이 높다. 우리나라의 비교적 편의점 처럼 잘 정리정돈 되어 있고 생필품에서 부터 채소, 일상용품, 식음료품, 잡지, 주류 등을 팔지만 싸게 파는 제품이 많다. 처음 TESCO에 갔을 때 한국에서 배운 영어로 How much...를 말하고 싶었지만... 직원이 먼저 Bar code에 찍힌 금액을 말해 버렸다...£00 불라불라~ 그렇게 나의 첫 영국에서의 구매 시도는 첨단 기계의 힘을 빌어 말 한디 안하고 성공 할 수 있었다. ㅡㅡ;;;; 그래도 기분 좋은 것은 맥주 살 때 ID card 보여 달라더라...우허허허 기분 째지게 좋아서 꺼내서 보여줬다 ㅋㅋㅋ 술을 팔수 있는 market에서는 의무적으로 ID card를 제시해야 한다고 한다. 물론 얼굴을 익히고 나면 보여달란 소리는 안하지만, 보여 주지 않을 경우 판매 거절을 해도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단다. off license라고 써져 있는 일반 가게가 있다. 이곳은 술을 팔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먹을 수는 없다. 단지 판매만 가능하다. 술을 파는 것도 장소에 따라 연령이 다르다고 한다. TESCO나 off license에서는 19살 부터 구매 할 수 있지만 pub에서는 20살 부터 이용할 수 있단다. 담배도 마찬가지...담배의 경우는 조만간 전시를 금지 시킨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 놔뒀다가 찾는 사람에게만 준다고 한단다. 이후 자라날 어린 학생들의 눈에서 담배 자체를 비춰 주지 않으면 흡연률이 줄어들 것이라는 계산에서란다. 진짜던 아니던 좋은 방법 인 것 같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면 지체하지 않고 ID card 제시를 요구하는 가게 주인들의 의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에서 캔맥주는 참으로 싸다. 500ml 캔 맥주 4개가 £4~£6 정도면 왠만한 것은 다 살 수 있다. 좀 더 싸게 파는 곳도 있어서 £4가 안되는 곳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하이네켄은 병으로 사면 더 싸다. 우히히히~ (약 700ml 짜리 하이네켄 병 맥주가 £3가 안된다..ㅋㅋㅋ) pub에서 마시면 쫌 더 지불해야 하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비싼 돈 주고 마시던 유럽 맥주를 1/4 가격으로 마실 수 있으니 괜찮은 편이다. (다만 소주는 한인가게에서 사면 약 £4, 한인식당에서 마시면 약 £6 ㅡㅡ;;; 우어어 비싸다...쩝)
돌아다니기도 많이 돌아다니고 좌충우돌도 많았던 두달... 4개월이 넘었는데도 pub에 한번 안가보고, 런던 한번 다녀온 것 빼고는 아무것도 안해본 사람도 허다하다던데...
늦게 온 만큼 아까운 시간 허비 하지 않고 더 많이 부딪치고 더 많이 경험하면서 알아가고 싶다.
지난 밤 무섭게 바람 불며 흩뿌리던 비가 멈추고 밤 하늘에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곳에 와서 즐거운 것 중 하나는 바로 밤 하늘의 별이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바닷가의 모래처럼 촘촘히 박혀 있던 별을 보았던 기억을 여기서 다시금 되살릴 수 있어 좋다.
가끔 씩 떨어지는 유성을 보며 한국에 있는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기도 한다.
내일이면 새로운 plat으로 이사를 한다. 아니..좀 전에 벌써 차가 와서 짐을 가지고 갔다. 그저 오늘 밤 이 곳 식구들과 마지막 저녁을 먹으며 그동안 함께 했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함이다.
이사를 해야 한다는 것은 벌써 두달이 지났다는 얘기와도 같다.
그 사이에...벌써...
이곳이 내가 머물렀던 방이다. 1층 입구와 바로 마주보는 방...책상 앞엔 정원으로 이어지는 창문과 문...
현관문에 들어서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리빙룸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엔 장애자를 위한 전동 케이블카가 장치되어 있다. 정작 이 집엔 장애인이 아무도 없다.
최대 15명까지 머무는 이 집은 큰 편이다. 다른 홈스테이 하는 애들 얘기를 들어보면 많아야 3~4명이라고 하니 말이다.
이 곳이 저녁을 먹고나면 모여서 게임도 하고 TV나 영화를 보고, 같이 수다를 떠던 리빙룸이다.
그 동안 독일, 프랑스, 스페인, 터키, 시리아, 일본, 포르투갈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애들을 만나고 떠나 보냈다. 두 달 이란 기간은 이 집 주인에게도 긴 시간이었던 모양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가장 먼저 나를 찾고 가장 먼저 나를 챙겨 주니 말이다.
음...이 곳은 뭐라고 해야 하나? 암튼 이 곳도 리빙룸이라고 하자. 위 리빙룸 보다는 작지만(대략 1/3 정도???) TV와 영화를 볼 수 있다. 쇼파에 몸을 파묻고 혼자 또는 둘이 영화 감상하기에 괜찮았던 곳이다.
ㅎㅎㅎ 이 곳이 저녁 마다 모두 만날 수 있었던 밥 먹는 곳...
한 때는 북적북적 했었는데 지금은 여름 방학을 마치고 대부분 돌아가고 없어서 조금은 썰렁하다.
내 기억에 홈스테이는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다른 애들 대부분이 만족을 하지 못해 옮기거나 취소하거나 불만이 있지만 마지못해 머물고 있거나...
하기사 그 무엇이 내 맘과 같으랴만서도...가능한 영국에서 영국사람과 같은 생각을 하려하고 영국사람과 같은 행동을 하려고 했던 나로써는 오히려 이 집에서 배운 것이 많다.
하지만 아직도 영국식 파스타는 먹기가 힘들다 ^^;;;
이 집에서 첫 날 밤 오른 손에 나이프 왼손에 포크가 익숙치 않아 한국식으로 미리 썰어놓고 오른 손에 포크 하나 들고 먹던 기억...
다 먹고나서 접시를 나 혼자서만 손으로 닦았던 기억...
뭔 소린지 못 알아 들어 멍 때리고 있던 내가 안되었던지 직접 데리고 다니며 몇 번이고 설명해 주었던 프랑스 친구...
매일 밤 체스하자며 나를 불러내던 독일 아가씨...(나한테만은 이기니까 자꾸 부렀다 ㅎㅎㅎ)
터키와 시리아의 국제적 대립...(저녁 식사 도중 코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설명하는 과정에서 서로 이견이 발생했다...결국 둘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서로 자기 고집만 피우면서 그렇게 그날 밤 늦게까지 싸워댔었다 ㅎㅎㅎ)
14시간 걸려 먼 영국까지 날아와서 덜렁 10일만에 돌아간 일본 꼬마 아가씨...
저녁식사 시간, 소주를 사와서 한잔 씩 돌리며 어른에게 받을 때는 두손으로 받아야 한다고 한국 예절을 가르쳐줬던 기억...
한인가게에서 나무젓가락을 사와서 젓가락질을 가르쳐주고 선물해 줬던 기억...